2008년 10월 18일
이 푸른 하늘에 약속을 - 上 ; 모에론에 앞서서

우리 사람들은 사명이라는 말을 줄곧 쓴다. 사명이란 태어날 때부터 또는 그 이전부터 결정된, 그 개체가 자신의 인생을 두고 해야 할 임무나 목적을 의미한다. 누구나 한 번 정도 자신의 사명은 무엇일까, 나는 왜 태어났으며 무슨 이유로 살아갈까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도 알 것이다.
정보와 가치가 풍부하고 또한 그것들을 접하기 점점 쉬워져가는 오늘날, 그 사명을 찾지 못하는 우리들은 아주 일반적인 착각을 하게 된다. 그 착각 속에서 가치는 이데아가 되고, 이데아는 목적이 되며, 목적은 세계가 되고 세상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거짓말이 되어 우리를 다시 추운 현실 속으로 내민다.
인간이라는 단어의 뜻은 人(사람)間(사이)이다. 사람의 유의어이면서도 인류 본성의 특정 속성을 보여주는 이 단어는 인간 스스로 다른 사람의 곁에 있기를 원한다는 원시적인 본능을 내비치고 있다. 그것이 더 원초적인 번식욕구와 맞물린다면 어떨까?
이 단순한 두 명제를 앞에 두고 시작하겠다. 모든 이야기엔 주인공이 있다. 그 주인공은 관객 혹은 청중, 시청자가 감정이입이 가능한 대상이어야하는 조건 하에 자신의 패러다임과 세계관을 좁은 Show의 틀 안에 펼쳐낸다. 거기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기에 우리는 그 내러티브에 주목한다.

새삼스래 이 구조가 우리 세대에 주목받는 원인은 앎의 구름이 우리 사회에 짙게 쳐놓은 니힐리즘 때문이다. 그것은 모든 목적의 결과를 미리 보여주어 계산하게 하고 자신이 쏟을 기회비용과 비교하게 만든다. '결국 하던 안하던 늘 애쓰기만 할 것은 똑같은데..' 간접 경험이라고 일컬어지면서 얻어야 할 만족은 잃어버린 채 가짜만을 추종하게 되는 것이다.
'모에, 모에화, 모에하다' 라는 말과 함께 급부상한 2D 애니메이팅 히로인화 패러다임은 무상한 물질들에 그 내러티브를 부여함으로 생명력, 생동감 이상의 아우라를 발상한다. 그리고 그것은 묘한 매력을 스스로 가지며 많은 잠재적 니힐리스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소비관계를 형성한다.
이 사회현상은 그러므로 아노미와 묶어서 생각해야 한다. 단순한 음란, 마이너의 이상한 재조명이기보단 우선되어야 할 것을 제친 채 내러티브가 주는 대리만족의 쾌락 속에서 헤엄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모에론의 서론은 여기까지다. 오늘 다룰 게임은,

이 푸른 하늘에 약속을
속칭 곤약이 나오기 전에도 마루토 후미아키는 GIGA 사와 함께 어느 정도 자신의 바탕은 깔고 있었던 상태였다. 이미 Parfait 2nd Brew를 히트작 반열에 올려놓았었던데다 2006년의 GIGA는 린나의 풀샷과 함께 기세등등했었으니까.
다만 여기 파르페 쇼콜라와는 다른, 2nd Brew에서 보여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바로 '아우름'이었다.
이전에서의 모에는 그 히로인과만의 교류였다. 그 캐릭터가 플레이어의 오직의 이상향이며 최상의 가치였다. 그러나 2nd Brew 그리고 이 푸른 하늘에 약속을 까지 추가한 마루토 후미아키의 설정 철학은 그가 꿈꾸는 '공동체'였다. 단절된 히로인들끼리 선을 매끄럽게 이음으로 2nd Brew에서는 '회사-카페'를 곤약에서는 '기숙사 학생회-학교'를 만들었다. 이것은 주목할만한 점이다. 하나의 여자로만 맞춘 샤프포인팅이 커뮤니티로 확장되었다는 것. 모든 인간인 플레이어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사회성을 자극하는 시도였다.
물론 그것이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애상과 미련을 가지는 것. 그건 사랑을 닮았으며 또한 어리석었다. 그렇기에 이 확장된 모에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쉽게 어필할 수 있었다. 허무를 부정하지 않으나 주저앉지도 않는다. 후미아키는 이 공동체에 시한을 부여함으로 더욱 빛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별 또한 확장되었고 그렇기에 제목 '이 푸른 하늘에 약속을'에서도 언급된 재회의 필연성이 강조되었다.
# by | 2008/10/18 19:09 | 감상 연습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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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101이나 유메쿠스리를 이렇게 진지하게 리뷰하는 정신나간놈은
살다살다 네가 처음이다
링크 추가한다
할일이 글케없어? 내 이글루 f5누르면서 일일히 보고있게
흐...흥.. 나같은 미소녀 거유 여고생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 큰 오산이야 오타쿠같은 지렁이 새퀴 가서 똥이나 싸고 뒤져버려
뭐, 뭔가 배웠습니다;ㅂ;!/진지
것보다 저도 로그인 댓글을 달아보고 싶은데
이글루 가입을 아직 못해서 패스. <-